BanG Dream!

동료 관계

뱅드림 모카리사

*리사->유키나, 모카->란 기반. 유키나와 란이 사귀는 설정입니다.


가끔 그런 사람들이 있지. 서로보다 서로의 친구에 대해 더 잘 아는 사이.

 갑자기 그 말이 떠오른 것은 어떤 이유에서였을까. 반 친구들의 시끄러운 잡담이었는지, 어딘가에 틀어져있던 드라마의 대사였는지, 출처도 잘 기억나지 않는 아마도 흘려들었을 말. 공교롭게도 꽤 적확한 문장이었다. 자신과 이마이 리사의 관계를 설명하고자 한다면 반드시 들어갈 법한.

 

“오~~ 유키나가 프로필 사진을 바꿨잖아! 웬일이래~.”

 

모카와 리사가 함께 아르바이트를 하는 날이었다. 일을 시작하기 전, 잠깐 휴대전화를 확인하던 리사가 말했다. 리사의 화면에 비친 것은 귀여운 고양이 모양 쿠키였다. 뜻밖에도 모카에게도 낯익은 물건이었다.

 

“아아~ 이거~~. 그거네요~.”

“뭔데?”

“란이 샀던 거~. 선물한다고 하긴 했는데 역시 유키나 씨였구나~.”

 

모카는 저도 모르게 리사의 반응을 살폈다. 이어진 대답은 지극히 평소의 리사다웠다. 특유의 쾌활한 목소리도, 그 말투도 전부.

 

“정말~? 유키나도 귀여운 구석이 있다니까!”

 

그러므로 모카가 감지한 위화감 같은 것은 착각일 터였다. 곧 평소대로 아르바이트를 시작했고 두 사람은 편의점의 여러 잡무에 집중했다. 하지만 그 순간 떠오른 문장은 좀처럼 사라지지 않고 머릿속을 맴돌았다. 리사와 자신, 그리고 서로의 친구.

 

두 사람이 서로의 친구에 대해 더 잘 안다는 것은 그들과 친하기 때문은 아니었다. 모카가 유키나에 대해 아는 것들은 직접 부딪힌 것보다는 리사에게 전해들은 이야기가 대부분이었다. 손님이 없을 때 잡담을 하면 으레 오르는 주제였던 탓이다. 리사는 유키나에 대해, 모카는 란에 대해, 각자의 소꿉친구에 대한 이야기를 곧잘 나누곤 했다. 오늘은 무슨 일이 있었는지, 그 아이가 어떤 성격인지, 무엇을 좋아하고 또 싫어하는지 등등.

 

덕분에 모카는 유키나의 잡다한 신상명세서를 제법 잘 안다. 요리를 못 한다는 것, 고양이를 무척 좋아한다는 것, 블랙 커피를 못 마셔서 설탕이 꼭 필요하다는 것, 쿠키를 구워서 가져다주면 맛있게 먹는다는 것. 그런 아무래도 좋은 시시콜콜한 사실들을 알고 있다. 미나토 유키나, 로젤리아의 카리스마 있는 보컬이자 의외의 면이 많은 리사의 소꿉친구. 란이 줄곧 의식하고 충돌하던, 이제는 란의 연인이 된 그 사람을.

 

당신이 언젠가 했던 말처럼 우리는 참 닮았다고, 옆에서 손님을 맞이하는 리사를 보며 모카는 생각했다. 어린 시절부터 지켜봐 온 소꿉친구를 자기 자신보다 아끼는 것도, 내버려둘 수 없는 것도, 어쩌면 멀어져버린 그 등을 바라보는 마음까지도. 그날, 모카는 여느 때처럼 느긋하게 인사말을 내뱉고 리사와는 실없는 대화를 주고받으면서도 한편으로는 멍하니 상념에 젖어 있었다. 아무렇지도 않은 듯 입 밖으로 꺼내길 피해왔던 그것, 자신들과 그 소꿉친구를 둘러싼 얄궂은 인연에 대해서.

 

아르바이트를 끝마친 후 모카는 리사와 함께 역으로 걸어가고 있었다. 리사는 한창 인기 있는 드라마에 대해 말을 꺼냈다. 주가를 올리고 있는 잘생긴 배우가 남자 주인공을 맡은 로맨틱코미디였다. 모카는 적당히 맞장구를 쳐주며 리사의 이야기를 들었다. 모카는 그다지 관심 없었지만 리사는 열심히 챙겨보고 있는 모양이었다.

 

“이번 화는 정말 굉장했다구~~? 만나기만 하면 싸우던 두 사람이 드디어 서로의 마음을 확인! 주인공은 선배를 보면 계속 먼저 시비를 걸곤 했는데, 사실 그게 선배를 좋아하고 있어서였다고 고백한 거야. 정말 설렌다니까~.”

 

그 순간 갑작스레 떠오른 충동은 무엇 때문이었을까? 모카는 아무렇지 않은 척 그 이름을 입에 담았다.

 

“그러게요~. 꼭 란이랑 유키나 씨처럼~~.”

“아아. 맞아. 유키나랑 란도 그랬지 참~.”

 

잠깐의 침묵 후 넉살 좋게 웃어넘기는 리사의 눈동자가 흔들리는 것을 모카는 놓치지 않는다. 가로등 불빛에 비친 리사의 옆모습이 지독하게 쓸쓸해보였다면 착각일까? 한 순간의 빈틈, 숨기지 못한 상처에서 흐르는 피 냄새가 물씬 풍기는 것만 같다. 같은 상흔을 공유한 사람만 알아볼 수 있는 표식처럼. 그 모습이 견딜 수 없을 만큼 사랑스럽다고 생각했다.

 

“으앗. 모카~~? 왜 갑자기...”

 

모카가 느닷없이 리사의 목덜미에 얼굴을 묻자 리사가 허둥대며 물었다. 코끝에 확 끼쳐오는 향수와 약간의 땀 냄새, 그리고 체온. 그대로 고개를 들지 않은 채 모카는 대답한다.

 

“리사 씨가 예뻐서~.”

 

리사는 아무 말이 없었다. 한밤의 정적 속에서 두 사람의 시선이 얽혔다. 말하지 않아도 눈빛을 통해 전해질 수 있는 것들. 먼저 다가간 것은 누구였을까. 그 아이의 것이 아닌 첫 키스는 쌉쌀한 맛이 났다.

 

자급자족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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