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nG Dream!

첫 만남

뱅드림 유키사요

*중세풍 판타지 AU 

검이 허공을 가른다. 결벽할 정도로 단정한 몸짓이다. 사요는 혼자 검술 수련을 하고 있었다. 검을 잡으면 언제나 느껴지는 정신이 또렷해지는 감각, 그 선명함. 휴식도 채 취하지 않고 수련을 이어가고 있는데 인기척이 느껴졌다. 사요는 경계를 세우고 주위를 둘러보았다. 풀숲 너머로 사람의 그림자가 불쑥 튀어나왔다.

 

“네가 히카와 사요인가.”

 

기척의 주인은 자그마한 몸집의 여자였다. 사요의 또래처럼 보이는 앳된 얼굴로 입고 있는 옷은 제법 고급품인 듯 했다. 한 손에는 기다란 스틱을 땅에 짚고 있다. 귀족들이 호신용으로 들고 다니는 물건이다.

 

“맞습니다만, 당신은?”

“그래. 그럼 잠깐 실례하지.”

 

여자는 통성명도 제대로 나누지 않고 다짜고짜 스틱을 휘둘렀다. 사요는 당황할 새도 없이 반사적으로 공격을 피했다. 사요도 여자를 향해 검을 겨누었다. 서로의 무기가 단단히 맞부딪힌다. 뜻밖에도 몸이 점차 기분 좋은 고양감에 물들었다. 이유는 쉽게 알 수 있었다. 이 곳에 온 뒤로 여러 번 결투를 벌였지만 번번이 결과는 실망스러웠다. 전부 사요의 상대가 되지 않는 시시한 사람들뿐이었으니까. 반면 여자의 몸놀림은 빈틈없이 정확했다. 마치 거울을 마주하고 있는 것처럼.

 

잠깐 생각에 빠졌기 때문이었을까. 여자의 스틱이 자세가 조금 흐트러진 틈을 파고드는 바람에 사요는 검을 떨어트렸다. 겨누어진 스틱 너머로 차가운 금빛 눈동자가 보였다. 이 사람은 진짜다, 그 순간 그런 생각이 들었다. 사요는 고양된 채로 가쁜 숨을 내쉬었다.

 

“놀랐다면 미안. 위해를 가할 생각은 없어. 실력을 직접 확인하고 싶었을 뿐이야.”

 

스틱을 내려놓고 자세를 풀며 여자가 말했다.

 

“네 검은 아주 정확해. 조금의 오차도 없지. 하지만 지나치게 교과서적이야. 읽히기 쉬우니까 주의하는 게 좋아.”

“당신은 누구죠?”

“나는 미나토 유키나. 최고의 길드를 만들고 있어. 훌륭한 검사에겐 그에 걸맞은 곳이 필요하지. 자 정식으로 요청할게. 길드 로젤리아로 와라.”

 

유키나라고 이름을 밝힌 여자는 사요에게 손을 내밀었다. 잠시 말없이 유키나를 바라보던 사요는 결심한 듯 손을 마주 잡았다. 유키나의 하얀 장갑은 땀에 젖어 있었다. 두 사람을 감싸며 서늘한 바람이 불었다.

자급자족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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