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 일찍 도착한 라이브하우스의 창문 너머로는 해가 지며 하늘이 점차 노을빛을 띠고 있었다. 유키나가 이런 하늘을 볼 때면 종종 떠오르는 이름이 있다. Afterglow의 보컬이자 자신을 동경하던 후배, 미타케 란. 란과 연락이 끊긴 지 벌써 시간이 좀 흘렀다. 고등학교 졸업 후에도 가끔 단문이나마 메신저를 주고받기도 했지만, 최근 몇 년 사이 Rosel...
1. 가을 문화제였다. 이후에도 이런저런 일들이 남아있었지만 학생회가 주도하는 큰 행사로는 마지막이었다. 문화제가 끝나면 얼마 지나지 않아 기말고사가 다가올 거고 겨울방학이 금방이다. 3학년 선배들은 졸업해서 떠나고 2학년이 그 자리를 이을 것이다. 시간의 흐름은 빠르다. 정신없이 바쁠 때면 더 그렇다. 나는 눈앞의 악보를 뒤적였다. Afterglow가 문...
마루야마 아야는 알기 쉽다. 생각하는 것, 느끼는 것 하나하나 바로 표정에 드러나는 편이고 거짓말도 잘 못 한다. 게다가 치사토는 눈치가 좋다. 그래서 위화감의 이유를 깨닫는 건 곤란할 정도로 쉬웠다. 마야의 태도가 아주 조금 이상해졌다. 마야는 많은 걸 곧잘 해내지만 무언가를 숨기는 건 그만큼 잘하진 못한다. 분명 아야가 상담을 해왔을 것이다. 얼마 지나...
“손님이 온 것 같네. 모두 잠깐 물러나 주겠어.” “괜찮으시겠습니까.” “물론. 타종하기 전까지는 들어오지 말도록.” “알겠습니다.” 다가온 기척에 유키나는 호위를 물렀다. 최근 성안은 피비린내가 진동했고 장미기사단 내의 분위기도 흉흉하기 그지없었다. 단장의 막사를 나서는 단원은 걱정스러운 눈치였지만 명령에 따랐다. “좋아, 무슨 용건일까.” 유키나는 살...
지루하고 눅눅한 장마다. 오전부터 내리던 비는 기세가 강해져 퍼붓고 있었다. 험악한 날씨 탓인지 아직 비가 드문드문 내릴 때 도착한 사요를 제외하면 카페에 손님이 없었다. 길가의 인적도 뜸해졌고 손님이 더 찾아올 기미는 없다. 비를 피하기 위해 들어오는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지만 바깥을 나돌아다니고 싶어질 만한 날은 아니었다. 창밖을 보던 사요는 카운터 쪽으...
*기사단 AU 란은 대대로 왕립기사단장을 배출한 명문가의 자제다. 란의 아버지도 명망 높은 기사였다. 기사 서품을 받고 아버지의 뒤를 잇는다. 검을 잡는 자라면 누구나 꿈꿀 만한 출세가도다. 그러나 란은 아버지에게 반항하며 빙빙 겉돌았다. 귀족에게만 허락된 왕립기사단 소속이 되는 것.....어린 시절부터 뛰놀던 친구들과 함께할 수 없는 것이 불만이었다. 소...
평소와 다름없는 파스파레의 연습 시간. 치사토의 시선은 유독 아야에게로 향한다. 여느 때와 같은 리더의 모습을 바라보며 곱씹어본다. 실수투성이, 아이돌, 미련한 노력가, 그리고.... 오늘도 아야의 리허설은 좀처럼 완벽하지 못하다. 아무리 연습해도 어설픔이 남아있다. 치사토는 그런 아야의 모습을, 아야 본인은 눈치 채지 못할 정도로 계속 눈에 담고 있었다....
*케이크버스 au “사요 씨, 향수 바꾸셨어요?” “네? 아뇨, 평소에 따로 향수를 쓰진 않아요.” “그런가요, 오늘따라 유독 냄새가 좋은데...” 츠구미는 의아함에 고개를 갸웃거렸다. 사요의 체취는 청결한 편이었고 때때로 기분 좋은 비누 냄새가 나기도 했다. 하지만 오늘은 좀 달랐다. 맡아본 적 없는 냄새였고 굳이 따지자면, 달콤한.... “샴푸 때문일지...
나른한 주말 오후, 사요는 어딘가 결연한 표정으로 하자와 카페로 향했다. 예약해 둔 애프터눈 티 세트를 먹기 위해서였다. 하자와 카페에서 제일 비싼 데다가 예약이 필요한 몇 안 되는 메뉴 중 하나다. 가볍게 시킬 수 있는 메뉴는 아니었지만 메뉴판 한 구석에서 고급스러운 금박 글씨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는 모습이 늘 신경 쓰였고, 단골로서 도전해봐야 할 과제...
걸즈잼 공연도 마친 후, 츠구미는 어떻게 하면 더 좋은 연주를 할 수 있을지 고민하는 것 같았다. 사요는 함께 세션을 해보자고 제안했다. 안 그래도 유키나가 츠구미와 주기적으로 합주를 하는 것이 부럽던 참이었다. 기타는 수도 없이 연습해왔고 린코의 키보드도 익숙했지만 키보드와 기타의 듀엣곡을 연주해본 적은 없었다. 자신에게도 신선한 자극이 될 터였다. 약속...
오늘은 동네에서 조금 떨어진 카페 거리에서 카페를 몇 군데 돌아보기로 했다. 집안일을 돕는 데 도움이 될 거 같다는 이유에서였다. 츠구미의 부모님이 운영하는 곳은 최신 유행에 민감하기보다는 기본에 충실한 가게였지만 요즘 무엇이 인기인지 알아둬서 나쁠 건 없었다. 이번 주말에 나갔다 오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을 때 마침 하자와 카페에 있던 사요가 시간이 맞았...
유키나가 2학년 복도에 잘못 들어갔다가 마주친 란을 마침 할말이 있다며 붙잡아서 두 사람은 같이 옥상으로 올라갔다. “미타케 씨, 요즘 무슨 일 있어? 유독 내게 더 시비를 거는 거 같은데. 기분 탓인가.” “...........” 란은 잠시 입을 다물었다. 한 학년 위라고 묘하게 여유 있는 모습이 짜증난다거나, 지나치게 노래를 잘한다거나, 여러 핑계를 댈...
자급자족합니다.
자유로운 창작이 가능한 기본 포스트
소장본, 굿즈 등 실물 상품을 판매하는 스토어
정기 후원을 시작하시겠습니까?
설정한 기간의 데이터를 파일로 다운로드합니다. 보고서 파일 생성에는 최대 3분이 소요됩니다.
포인트 자동 충전을 해지합니다. 해지하지 않고도 ‘자동 충전 설정 변경하기' 버튼을 눌러 포인트 자동 충전 설정을 변경할 수 있어요. 설정을 변경하고 편리한 자동 충전을 계속 이용해보세요.
중복으로 선택할 수 있어요.